[RENOVATION Story]
정형화된 아파트도 생각의 틀을 깨면 기능적이면서 위트 있는 공간으로 변신할 수 있다. 109m²의 아파트를 전혀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시킨 그의 유쾌한 아이디어가 담긴 공간.
거실 일반적인 거실의 아트 월 대리석을 철거해내고 캐주얼한 느낌의 밝은 서재 공간으로 연출했다. 천장 레일을 따라 움직이는 무빙 파티션을 설치해 홈 시어터 시스템 또한 거실 벽면을 따라 이동할 수 있도록 했다.
주방 일반적인 아파트의 주방 배치에서 벗어나 가족들이 공간을 함께 바라보며 작업할 수 있도록 아일랜드 형태로 개조했고,테이블을 연결하여 조리 후 식사가 바로 이어질 수 있는 동선을 채택했다. 가벼운 조리를 위한 전기 쿡탑을 설치하고 가스 레인지는 보조 주방으로 옮겼다. 냉장고, 오븐 등은 수납장과 함께 빌트인했다. 명품 브랜드의 가구에서 모티프를 얻어 디자인한 작업대 겸 식탁. 바퀴를 단 수납장을 만들어 이동하기 편리한 수납공간을 확보해두었고, 주방 가구는 우드 패널로 마감해 내추럴한 분위기를 살렸다. 수납장 사이사이 기다란 화이트 보드를 접목시켜 율동감 있는 공간을 만들었으며, 이 공간 역시 수납을 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오스트리아의 철학자 비트켄슈타인은 “내 언어의 한계가 내 세계의 한계다”라고 하면서 “복잡함을 떠나 간결함을 추구하라”고 지적한다. 지난 20여 년간 호텔, 주상복합 아파트, 개인 주택 등의 다양한 공간을 인테리어해온 김홍채 씨는 현재 (주)모티브에서 교회의 예배 공간을 주로 작업하고 있다. 현직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공간의 변신에 늘 감탄하였고, 공간과 클라이언트에 따라 각각의 특성이 있지만 결국 어떤 프로젝트도 경제적인 면을 생각하지 않을 수는 없었다. 그래서인지 적은 비용으로 최상의 효과를 내는 작업이야말로 가장 성공적인 작업이라는 개념을 접목시켜 자신의 집을 리노베이션했다.복잡한 것보다는 간결함을 추구하는 감성과 천편일률적인 아파트에서 탈피, 갤러리 같은 모던함을 콘셉트로 한 공간을 갖길 원한 바람대로 그런 공간을 현실로 만들어냈다. 갤러리라는 공간이 가진 특성은 살리되 집에서의 연출과 조연출의 상관관계를 생각해 기능적이면서도 위트가 있는 공간을 그려나갔으며, 부분적인 아이디어들은 지금까지의 프로젝트에서 경험해왔던 것들을 간추려 모방·변형했다.
수납장 선반의 크기를 다양한 사이즈로 제작해 소품 없이도 리드미컬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게 했으며, 군데군데 컬러 도어를 달아 포인트를 주었다.
복도 천장 높이를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노출 천장을 접목시켜 15cm 확장했다. 일반적인 천장 조명을 철거하고 주방 쪽의 간접 조명과 스탠드 등을 활용해 아늑한 분위기를 낼 수 있도록 했다. 현관 좁은 동굴 같은 입구의 전실을 확장하여 넓고 화사한 공간으로 연출했다. 홀의 벽체에 장식 공간을 만들었고, 기존 세로 방향으로 나누어져 있던 신발장의 문을 가로 방향으로 나누어 수평 라인의 편안한 감성을 첨가했다.
리노베이션하기 전의 집의 모습은 대량 생산하는 제품을 찍어내듯 공간을 찍어낸 듯한 전형적인 아파트 형태였다. 거실에서 ‘ㄱ’자형으로 보이는 베란다만이 이색적이었을 뿐 브라운 톤의 짙은 몰딩과 TV를 놓는 월 패널, 일반적인 도배지들로 마감해 칙칙하고 어둡고 식상한 분위기. 부부 침실과 작은 방 두 개, 거실과 주방이 긴 복도를 따라 이어지는 구조였다. 우선 집 안 전체를 화이트로 마감하고 천장을 높여 확장감 있는 공간을 확보했다. TV 놓일 자리가 정해져 있는 월 패널을 거둬낸 대신 리드미컬한 가구를 짜 맞춰 서재 공간을 마련했다. 이 집에서 가장 눈여겨볼 부분은 움직이는 무빙 시스템. 거실 천장에 레일을 설치해 거실 벽면을 움직일 수 있게 했으며, 작은 방 두 개 사이에 있던 벽체를 허물고 따로 또 같이 사용할 수 있는 스윙 월을 만들어 달았다. 복도와 주방에는 지인인 화가 한명식 교수의 작품을 걸어 장식했고,직접 구상해 만든 작품도 주방 한쪽에 보기 좋게 장식했다. 아직 채워나갈 것이 많은 미완성의 집. “가구는 언제 들어오나요”라는 질문에 너털웃음을 지으며 “아직 몰라요”라고 답하는 김홍채 씨의 집은 시간을 두고 하나씩 채워나가는 진정한 슬로 하우스가 아닐까 싶다.
안방 침실의 기능에 충실하기 위해 일반적인 천장등을 철거하고 간접 조명 박스를 만들어 은은한 빛으로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게 했다. 전실 현관 입구는 작은 신발장을, 전실에 넓은 크기의 수납장을 만들어 자질구레한 소품을 수납하기 좋은 공간을 확보했다.
작은방 1, 2 작은 방은 독립적인 각각의 공간을 하나의 공간으로 확장하기 위해 중간 벽을 철거하고 벽체 자체를 이동시키는 시스템을 반영했다. 필요시 두 개의 방을 한 개의 방으로, 한 개의 방을 다시 두 개 작은 방 입구의 도어를 떼어내고 의 방으로 나눠 사용할 수 있다.슬라이딩 도어를 달아 좁은 공간을 넓게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시공 및 디자인 김홍채(010-5230-6324) |